21세기가 바꿔놓은 ‘초연결성(Hyper-Connected Society) 사회’가 테러를 예측해 예방하고 범인을 색출을 해결해주는 시대를 맞고 있다. 초연결성 사회란 스마트기기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어 정보 수집·공유·활용이 가능한 세상을 말한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만물인터넷(IoE)이라고 하는 새로운 네트워크가 사람·사물·공간·데이터 등 모든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하탄에는 8000여대의 방범용 CCTV와 600여대의 방사능 탐지기, 120여 대의 자동차 번호판 인식 장치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이들 감시 장비는 의심스런 사람이나 물품, 차량관련 정보, 즉 빅데이터를 신속히 확인하고 분석해 현장 경찰과 소방서 등 관련기관에 보내준다. 이른바 뉴욕시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구축한 DAS(Domain Awareness System)라고 하는 ‘영역 인식 체계’이다. 이 시스템에서 포착한 의심정보는 즉시 ‘실시간 범죄정보 센터(RTCC)’로 보내진다.
# ‘디지털 메시’가 세상을 바꾼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가트너(Gartner)는 2016년에 주목받을 전략기술 중 하나로 ‘디지털 메시(Digital Mesh)’라는 키워드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메시란 그물망, 철망을 뜻하는 말로 ‘디지털 메시’란 디지털 기기들이 상호 연결되어 물리적 세계와 가상 세계가 결합되는 새로운 현실을 말한다. 이 중에 핵심 기술이 ‘디바이스 메시(Device Mesh)’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디바이스란 현재 일상화된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같은 모바일 기기를 넘어선 포스트 모바일 기기의 연결을 말한다.
다시말해, 웨어러블, 가전제품,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카메라, 어플라이언스, 앱 등이 상호 호환적으로 연결되어 ‘디지털 그물망’을 만든다는 뜻이다. 이렇게 서로 성격이 다른 디지털 기기가 연결되면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사람과 연결되어 정보를 수집, 공유, 활용할 수 있는 ‘초연결 세상’에 성큼 다가설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디지털 기기 사용자들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사용자 경험’을 하게 된다.
# 디바이스 메시,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하다
사용자는 어떤 경험이 가능할까? 미국 코벤티스(Corventis)는 2010년 심장박동 모니터링 기계 ‘픽스(PiiX)’를 개발해 돌연사를 예방하고 있다. 1회용 밴드 모양의 반창고를 환자의 가슴에 붙이면 심장 운동을 감시해 심장박동에 이상이 생기면 의료진이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한다
24에이트(24eight)는 ‘스마트 슬리퍼’를 개발했다. 혼자 사는 노인의 안전을 걱정하는 가족들을 겨냥한 것으로 슬리퍼에 부착된 센서가 이를 신은 사람의 걸음걸이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지그재그로 걷거나 넘어지는 등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감지되면 슬리퍼의 무선 송신장치가 가족이나 의사의 스마트폰으로 이상 알림을 보낸다. 전용 앱을 설치하면 슬리퍼 착용자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도 있다. 이 같은 기능은 노인들의 낙상사고를 막아주고 응급 진료비를 줄여주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픽스’라는 기계와 ‘스마트 슬리퍼’가 지금까지 의료기기와 신발이 제공하지 못했던 색다른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가트너는 이 같은 ‘경계 없는 사용자 경험(Ambient User Experience)’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뉴욕시, 하수 범람사고를 막다
미국 뉴욕시는 매년 폭우가 내리면 하수가 범람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일시성 범람이기 때문에 하수 방출량을 줄이면 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뉴욕시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는 대신 하수도에 센서를 설치하는 결정을 했다. 하수도에 센서를 설치해 하수의 범람 수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도록 한 것이다. 혹시 하수관 범람이 예상되면 경고를 발생시켜 시민들이 자진해서 세탁기나 식기세척기 사용을 자제하도록 함으로써 하수 범람을 예방하고 있다.
이른바 ‘돈트플러시닷미(Dontflush.me: 물을 넘치게 하지 말라)’라는 캠페인을 통해 하수 범람을 막고 있는 것이다. 우범지대, 하수도같이 탐색이 상시로 필요하거나 물리적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하여 국민 편익을 높이고 있다.
# 스웨덴, ‘클릭뷰’로 살인범 잡다
미국의 빅데이터 기업 클릭(Qlik)은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클릭뷰(QlikView)’를 개발했다. 스웨덴 남부 스코네(Skane)지역 경찰들은 클릭뷰를 통해 10년치에 달하는 200만 건의 범죄 자료를 단 3시간만에 분석해 7년 동안 주로 이민자들을 노려온 살인범을 잡아냈다. 클릭뷰가 없었다면 경찰 한 명이 43년 동안 분석해야 하는 방대한 양의 자료였다. 어떻게 범인을 찾아낼 수 있었을까? 범죄를 저지른 전후 범죄자들의 전화량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토대로 혐의자의 전화량과 통화 패턴 데이터를 집중 분석했던 것이다.
이처럼 ‘클릭뷰’라는 프로그램이 빅데이터와 사람을 연결하고 있다. 이같은 연결 효과는 막대하다. 50만 건의 심문 기록을 몇 초 단위로 검색할 수 있다. 사건 수사에 9개월 걸릴 시간을 3분으로 단축시켰고 범죄 예측을 4시간에서 4분으로 줄였다.
# ‘3D 프린팅 소재’ 혁명 시작됐다
디지털 그물망이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 가트너는 ‘3D 프린팅 소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첨단 니켈 합금, 탄소 섬유, 유리, 전도성 잉크, 전자기기, 제약 및 생물학적 소재와 같은 다양한 소재가 새로운 ‘3D 프린팅’시대를 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항공, 의료, 자동차, 에너지, 군대와 같은 다양한 분야로 3D프린터의 용도 확장을 가능하도록 해준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3D프린터로 어떤 형태의 제품이라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3D프린터’도 다른 디지털 기기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가트너는 ‘디지털 메시’의 한 축으로 분류하고 있다. 21세기는 모든 사물이 지능을 가진 ‘생명체’로 변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는 ‘초연결성’이 바꿔놓을 미래에 빨리 눈을 떠야 한다. 국가와 기업, 개인은 좀 더 열린 생각으로 다가올 ‘디지털 메시’시대 생존법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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