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3일 화요일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정보기술을 비롯해 로봇공학 및 바이오공학 등의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산업이 재편되는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다. 
온라인 기반으로 지식이 대중화되고, 첨단기술이 인간의 기교와 기술을 대체하는 시대에 전문직이라고 해서 이런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우리는 전문직의 의미, 역할, 작업방식이총체적으로 변할 새로운 시대, ‘전문가 이후 사회’에 대처해야 한다.
저자들의 관찰에 따르면, 다른 산업계와 비교해볼 때 ‘기술 근시안적’인 태도를 고수하거나 기술도입에 대한 저항이 가장 큰 직종이 바로 의사, 변호사, 경영컨설턴트 등의 전문직이었다.
일례로 그는 1990년대 중반에 ‘변호사와 고객이 이메일을 사용해 일할 것’이라고, 지금으로서는매우 당연해 보이는 주장을 내놓았다가 당시 법률가들로부터 ‘너무 급진적’이라는 반박을 받았던 경험을 들려준다.
그리고 이제 기술혁신은 단순히 전문가 업무의 편의를 돕는 수준을 넘어 전문가의 일, 정체성,업무환경, 전문가 서비스의 본질 등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대대적인 변혁의 프레임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인간 전문가 시대의 종말,
그리고 전문직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생생한 청사진  
현재 전문직과 전문가들이 만들어내는 ‘실용적 전문성’은 두 가지 면에서 큰 맹점이 있다.
첫째,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에게서 일대일로 받는 전문 서비스의 비용이 여전히 지나치게 비싸다.
둘째, 인간의 수작업 기술에 의존해, 한 번에 한 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일회적으로 공급되는 현재의 전문 서비스 공급 방식, 즉 ‘맞춤형 서비스’는 기술 기반 온라인 시대에는 분명 비효율적인면이 있다.
이 책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실용적 전문성’을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널리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기술이 그런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된다면,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흐름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사실 이런 흐름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중장기적인 변화를 이야기하자면, 전문가들의 일은 ‘한 덩어리’의 작업에서 작은 단위의 ‘부속작업’들로 해체되어, 기계와 준전문가 및 비전문가들에게 위임된다. 즉, 온라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일하는 준전문가나 비전문가 그룹이 공동으로 멀티소싱(다수의 공급자에게 외주하는 것)하는 방향으로 대체될 것이며, 작업들 중 일부는 기계가 대체할 것이다.
다시 말해, 전문성을 만들어내는 원천이 비단 ‘인간 전문가’가 아니라, 해당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어느 정도 소유한 준전문가 및 비전문가 그룹, 혹은 기계나 온라인 플랫폼이 새로운 ‘전문성의 원천’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전문가의 작업은 상당 부분 기계(혹은 시스템)의 작업으로 대체된다. 현재 시각으로는 기계에 맞게 규칙화하거나 체계화할 수 없어 보이는 복잡 미묘한 작업들이 더 작은 부속작업들로 분해되어 시스템화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IBM의 왓슨이나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 시스템은 인간의 사고체계가 아니라, 강력한 정보 처리능력을 바탕으로 한 무차별 대입법, 검색 알고리즘 등을 활용하며, 앞으로 나타날 강력한 기술 시스템도 인간의 사고나 작업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식으로 기능하며 인간의 기술을 능가할 것이다. 따라서 기계와 인간의 경쟁은 무의미해지며, 인간은 기계와 새롭게 협업하고 업무를 분배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술은 노동력 거래 방식이나 시장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인간 전문가가 할 수 있는 서비스도 글로벌 거래가 이루어지며, 상품화 구조를 낳는다. 해외에 있는 저렴한 임금의 의사에게 영상판독을 맡기거나, 저렴한 임금에 탁월한 실력을 갖춘 해외 건축가 집단에 건축 도면을 의뢰하는 식으로 전문가 서비스 노동력 수요가 임금이 낮은 나라로 향하는 ‘노동력 차익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전문가 중심이었던 서비스는 점점 수요자 중심이 되어, 기존에 전문가가 시간당 청구 방식으로 받던 서비스 비용은 서비스의 가치나 결과에 따라 받는 식으로 대체될 것이다.
이밖에도 저자들은 전문가 업무의 탈신비화, 탈중개화 등 현재 전문직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 및앞으로 나타날 주요한 변화의 흐름들을 짚어보며, 독자들이 전문직과 일자리의 미래에 대해 생생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면 여전히 인간이 맡아야 할 일,
인간 전문가가 갖춰야 할 경쟁력은 무엇인가?
이 책은 정보기반 기술 시대에 전문가 혹은 전문가 지망생들이 반드시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할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중요한 통찰을 제시한다. “대부분의 작업에서 기계가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시대, 여전히 사람이 맡아야 할 작업은 무엇이며, 어떤 능력을 필요로 하는가?”

전문직의 업무가 분해되어 작은 부속작업 단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리고 전문직 자체가 여러직종의 전문직과 융합되고 다각화되어 그 경계가 흐려지기 때문에 기존에 전문직이라는 ‘직업’자체가 가지고 있던 의미와 성격이 퇴색되어버린다. 그런 면에서 전문가들은 해체되고 재구성될 여러 가지 ‘작업’들에 능숙해져야 한다. 게다가 작업들은 언제든 시장상황이나 기술 변화에따라 재구성될 수 있기 때문에 내일의 전문가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능력, 즉 ‘유연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미래에는 일반직종은 물론이거니와 전문직에게도 평생직장이 극히 드물어질 것이며, 직업 안정성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결국 ‘업무 능력의 1순위조건’은 빠르게 배우고 발전하며 적응하는 능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나날이 변화하는 의사소통 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 앞으로 전문 서비스의무대는 SNS를 비롯해 다양하게 변화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센서 등을 토대로 실시간으로 대량의 자료가 생성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기 분야의 방대한 자료들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 즉 빅데이터 처리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일례로 회계사들은 회계 자료 중 일부를 표본으로 추출해서 검사하던 방법을 넘어,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생성되는 회계정보를 100%처리하는 빅데이터식 검사법, 혹은 상시 감사 체계로 이동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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